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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장편 소설
조영관 시인의 장편 소설 "철강수첩"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철강수첩을 마무리 짓고 나서
우여와 곡절 속에 장편 <철강수첩>을 일단 마무리 교정을 끝마쳤다.
3월말까지는 마무리 지으려 어지간히 뭉개고 있었지만, 이라크의 참화를 보면서는 작업에 맘이 잡히지 않았다. 이 야만의 시대에 글을 쓴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회의도 있었고 끓어오르는 분노도 있었다. 여전히 나의 가슴에는 불이 있나 보다 했다. 소설을 쓰려면 가슴이 넉넉하고 차가우리 해야 되는데, 그러니 소설이 되냐 말이다, 자책도 …
관리자
2019-01-22 02:13:25
[철강수첩] 27장 신사적인 것의 끝 (2/2)
27. 신사적인 것의 끝 (2/2)
"이렇게 다짜고짜 싸우자고 들면 어떡합니까. 아까 일은 제가 사과를 할 테니까 순리에 입각해서 좀 앉아서 얘기를 합시다."
"이 판국에 순리가 통하게 생겼어."
숨을 벌렁벌렁 몰아쉬던 최씨도 살똥맞게 말을 쏘아붙이며 주먹을 부르쥐며 나선다. 봉석은 삼식과 재기에게 참으라는 눈짓을 보내고 벌떡숨을 내쉬는 최씨의 어깨를 잡아끌며 자리에 앉혔다. 신 과장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봉…
관리자
2019-01-22 02:11:43
[철강수첩] 27장 신사적인 것의 끝 (1/2)
27. 신사적인 것의 끝 (1/2)
이런 멋진 건물의 경비들은 그야말로 사람들을 판별해 내는데 있어 셰퍼드의 코와 여우의 감각을 가졌음에 틀림없었다. 한 떼의 사람들이 어깨를 움츠리며 회전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경비들은 들어서는 사람들을 보고 즉시 외계인임을 직감한 듯했다. 아침나절인데도 휘황한 조명으로 반질반질 광나는 대리석 로비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 잠시 막막해 있는 그들에게 경비가 날래…
관리자
2019-01-22 01:50:22
[철강수첩] 26장 법은 잠을 잘 잔다
26. 법은 잠을 잘 잔다
손기척을 하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안쪽으로부터 들어오라는 신호가 없다. 봉석은 소 푸주간에 들어가듯 쭈뼛거리는 삼식과 최씨의 옆구리를 꾹 찌르면서 목청을 가다듬고 사무실 문을 덜컥 열었다. 비쩍 마르고 기름한 얼굴의 50세 가량의 여자가 무료하게 팔을 꼬고 있다가 몸을 쓱 일으켰다. 문을 열어 등지고 선 채 봉석은 나머지 사람들이 들어오는 걸 기다린다. 천호동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
관리자
2019-01-22 01:48:55
[철강수첩] 25장 편지
25. 편지
마침내 더위, 모기, 먼지와 작별해야 할 시간이 왔다. 그들은 고철을 모닥모닥 추려 버리고 공구 정리를 한 다음, 숙사 주변 청소까지 한갓지게 마치고서 가방이나 배낭을 챙겨들고 현장 마당으로 가기 위해 철제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기다렸던 시간이었지만 돈을 어떻게 받아낼까 하는 숙제를 안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저 눅눅하고 무거웠다. 하지만 다들 떠나거나 말거나 천수는 숙사 마당에서 천…
관리자
2019-01-22 01:47:11
[철강수첩] 24장 똥줄이 타느냐 안 타느냐
24. 똥줄이 타느냐 안 타느냐
용접기 우는 소리, 망치 소리도 그친 공장 안으로 마른 바람이 불어왔다. 마당에는 이제 상주로 내려갈 집진기 몸체만이 덜렁하게 남아 새뜻하게 칠한 녹색 페인트가 햇살에 빗기면서 눈부시게 빛났다. 공장 사무실 앞 자갈 마당에는 작업을 중단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궁싯거리고 있었다. 사무실 안에서 김 사장의 쇠된 목청이 터져 나왔다.
"아무튼 정덕구 그 양반을 찾아내야 할 거…
관리자
2019-01-22 01:45:34
[철강수첩] 23장 참 괜찮은 여자
23. 참 괜찮은 여자
토담 위에 앉아 있던 까치가 꽁지를 까댁이며 숙사 앞마당으로 날아왔다. 천수는 해죽해죽 웃으며 숙사 뒤쪽 아카시아 숲 속으로 살금살금 걸어 들어간다. 또 한 마리의 까치가 아카시아 숲 속에서 날아올라 숙사 지붕 위를 밟고 한두 번 꽁지를 까댁거리더니 공장 근처 콩밭으로 날아갔다. 안전화 끈을 풀고 있던 봉석이 시시덕거리며 숲 속을 나오는 천수를 보며 중얼거렸다.
"천수 저것 지…
관리자
2019-01-22 01:44:14
[철강수첩] 22장 명예로운 총각들
22. 명예로운 총각들
한 떼의 사람들이 병실로 우르르 들어섰다. 발목에서 장딴지까지 석고 붕대를 한 다리를 기구에 높이 고정시키고서, 눈시울을 치뜨고 가물가물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주 반장이 사람들을 반겼다. 사람들은 주 반장 침대 주위에 쭉 둘러선다. 재기가 포도 상자와 선물세트를 침대 옆에 놓으면서 말했다.
"여기 병실 우리가 전세냈구만요. 저번에 나는 저쪽 침대였는데."
"재수 없는 소리! 주 반장,…
관리자
2019-01-22 01:42:07
[철강수첩] 21장 소꿈
21. 소꿈
아침은 다시금 새롭게 시작되었다. 깔려 있던 희부연 새벽 이내가 걷히기 시작하면서 까슬하고도 부신 아침햇살이 눈을 따갑게 내리눌러왔다. 재기가 찌뿌드드한 얼굴로 마당가 돌 턱 위에 한 발을 걸치고 작업화를 신고 있는 삼식에게 말을 붙여왔다.
"삼식이형, 오늘 아침에 어째 쪼깨 흐리구만."
"아무리 반죽이 좋은 사람도 양은 주전자처럼 찌그러질 때도 있겄지. 맨 날 헤헤거리기만 하면 그게 어디 사…
관리자
2019-01-22 01:40:39
[철강수첩] 20장 여자를 세 번 웃겨라
20. 여자를 세 번 웃겨라
국도는 붐비고 있었다.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에어컨 바람이 시원히 돌지 않는 차안은 꾸리하고도 텁텁했다. 트럭이 메케한 연기를 뿜어내건 말건, 그 차 바람으로 길가에 칸나가 붉은 입술을 번들거리며 나부대건 말건 삼식의 입은 마냥 즐겁다.
"형, 오랜만에 집에 가는데 뭐 사 가지고 갈 거야?"
"전(錢)이 있어야 족발이나 사갈 텐데. 가져온 돈도 다 떨어져 개털인데."
"형,…
관리자
2019-01-22 01:38:22
[철강수첩]19장 까치
19. 까치
읍내를 나가고 싶어도 그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워낙 현장이 바쁘게 돌아갔던 탓이다. 집진기 안은 지열에다 용접열까지 버무려져 화덕같이 뜨거웠다. 삼식은 덥다는 생각만 지워버리면, 물이 새듯 땀이 몸밖으로 빠져나가도 그냥 견딜 만 하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았다. 이렇게 더위 같은 고통이 쾌감이 되는 경우도 더러는 있는 법이다. 더구나 요새는 곰곰이 혼자서 생각해 볼 것들이 참 많았다. 더운…
관리자
2019-01-22 01:36:43
[철강수첩]18장 문턱은 높더라
18. 문턱은 높더라
현장은 질컥거렸지만, 작업은 작업대로 잘도 돌아갔다. 철골 팀은 공장 마당 한쪽에서 철골 제작물을 실어내고 있었고 봉석 팀은 셋이서 일하고 있었다. 봉석이 비에 젖은 철판을 산솟불로 말리면서 먹줄을 튀겨 절단선을 그리면, 야광의 줄무늬가 선명한 새 작업복에 토시를 낀 천수가 색안경을 쓰고 절단을 해나간다. 삼식은 천수가 자른 철판에 펀치를 쳐서 비가 들이치지 않는 공장으로 데꺽데꺽 날라…
관리자
2019-01-22 01:35:12
[철강수첩]17장 용서의 길은 넓은데...
17. 용서의 길은 넓은데...
물이 고인 웅덩이를 피하여 길섶의 잡풀더미를 깔아뭉개며 승용차 하나가 기우뚱거리며 현장으로 굴러 들어왔다. 차가 멈추자 머리를 올백으로 휘감아 넘긴 말쑥한 청년이 차 문을 열고 내려섰다. 청년은 끼었던 선글라스를 벗어 혁대의 안경집에 넣은 다음 현장을 한번 쫙 훑어본다. 청년은 줄이 선 바지 하단을 하얀 양말에 집어넣고 질컥거리는 땅바닥을 깨금발로 골라 디디며 현장 안으로 걸…
관리자
2019-01-22 01:33:12
[철강수첩]16장 머리는 잘 돌아가야 한다 (2/2)
16. 머리는 잘 돌아가야 한다 (2/2)
병원은 좁은 길가의 연회색 2층 건물이었다. 병실에 들어서자 재기가 충혈된 눈으로 사람들을 맞았다. 냉방이 되고 있었지만 방안 공기는 소독약 냄새와 버무려진 열기로 고리면서도 탑탑했다.
"야근한다더니 왜들 왔어요?"
"야근할 맛이 나겠냐. 몸은 좀 어때?"
"괘안해요. 힘줄이 좀 상했다네요. 한 이틀 있으라고 하는디 어쩌죠? 일이 바쁠 텐디."
사람들은 침대 둘레…
관리자
2019-01-22 01:22:30
[철강수첩]16장 머리는 잘 돌아가야 한다 (1/2)
16. 머리는 잘 돌아가야 한다 (1/2)
"주형 말야, 큰일 났구마. 앵글 구멍 뚫기 전에 실측을 해봤기 망정이지 도면이 틀릴 줄 어떻게 알았어. 높이가 그렇게 차이가 날 줄을 어떻게 알았냐구."
봉석이 시멘트 가루로 범벅이 된 얼굴로 조방 쪽으로 달려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뒤따라 온 재기의 얼굴도 먼지 범벅이다. 한쪽 손에 망치를 들고 스크루 날개를 통통 때리면서 호이스트 조절단추를 누르고 있던 주 반장이 눈…
관리자
2019-01-22 01: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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