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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중편 소설
조영관 시인의 단편 소설 "절집 고양이"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절집 고양이 10편
절집 고양이 10편
아니 왜 그따위로 살어? 내가 왜? 그럼 내가 먹여 살릴까? 얼굴이, 벌건 얼굴이, 턱을 들이대고 눈을 흘깁니다. 춥네 정말 춥네. 몸이 보리타작마당에 들어선 듯 꺼끌꺼끌합니다. 덜컹덜컹 열차 칸으로 다시 동실동실 그 얼굴이 나타납니다. 하이 참, 그렇게 말구 그래, 그렇게... 김나는 어깨가, 허리가 는실난실 노래합니다. 숨이 꺽꺽 막힙니다. 승강기가 쑥 내려가고 청룡열차가 비비대기…
관리자
2019-01-21 01:57:50
절집 고양이 9편
절집 고양이 9편
삽자루가 하늘에서 붕붕 뜨고 뿌연 시멘트가루가 풀풀 나는 현장일지라도 쉴참에 콧구멍을 벌렁대면서 막걸리 한잔을 빨아대면 그래도 세상은 그럴 듯했는데, 낙엽을 쓸고, 객방 청소에 화장실 청소까지 끝내놓고서도 수봉은 우째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아마 뻑적지근하면서도 고리탑탑한 그런 일맛이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수봉은 이쪽저쪽 몸풀 자리를 찾아 헤매다 아래 주차장 옆, 잡풀…
관리자
2019-01-21 01:56:36
절집 고양이 8편
절집 고양이 8편
수봉은 법당으로 들어서려다 우뚝 발걸음을 멈춰 섰습니다. 안에서 흐득흐득 여인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언뜻 보니 낯선 얼굴인데 문간에 벗어놓은 노루 빛 등산화 코가 간만이라 반갑습니다. 그래 울어라, 울어, 실컷 울어라.
요렇게 심란할 때는 고양이와 노는 것이 제격입니다. 수봉이 손을 까불자 너럭바위 우에서 몸을 눕히고 있던 고양이놈이 못이기는 척 허리를 쭉 도스르더니 늘…
관리자
2019-01-21 01:52:19
절집 고양이 7편
절집 고양이 7편
참으로 두려워 해왔던 순간이 오긴 온 것 같습니다. 갑자기 귀밑 맥이 툭탁툭탁 뛰기 시작하며 뒷골이 댕기고 뻗치면서 손발까지 저릿저릿합니다. 수봉은 죽거나 미칠 것 같은 불안감으로 안절부절못합니다. 오늘은 다른 신도들이 많이 와 있어 이상타 생각할까봐 밖으로 나가기도 겁이 더럭 납니다. 머리를 벽에 쥐어박기도 하고 좁은 방안을 뱅글뱅글 돌기도 하고 물구나무도 서봅니다. 그러다가 벌떡증이…
관리자
2019-01-21 01:51:07
절집 고양이 6편
절집 고양이 6편
언뜻 의식이 들어보니 잠결에 듣던 빗소리, 바람소리도 그치고 주위가 우물 속처럼 사뭇 조용합니다. 흐드러지게 내리 통잠을 잤나 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배꼽이 천장으로 붕붕 떠오르는 듯한 신기한 느낌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무겁게 짓누르는 눈을 뜨자 서까래가, 억새가, 흙이 그대로 드러난 거물거물한 천장에 달덩이처럼 부신 얼굴이 멀겋게 떠 있습니다. 깜짝 놀라 몸을 …
관리자
2019-01-21 01:49:45
절집 고양이 5편
절집 고양이 5편
토담집 창호에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인기척을 내고 기다렸지만 안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고 토방의 축 늘어진 야자수 잎만 가끔씩 들이치는 바람에 치렁거립니다.
"스님, 수봉입니다. 공부하세요?"
"내일 오너라, 밤이 너무 늦었다."
"오늘 꼭 드릴 말이 있는데요."…
관리자
2019-01-21 01:48:03
절집 고양이 4편
절집 고양이 4편
불은 좀체 붙지 않습니다. 신문지에 불을 붙여 놓고 장작을 들이밀기만 하면 커다란 가마솥 아궁이에선 연기와 그을음만 그냥 솟구칩니다. 축축한 바람이 불어오는데다 나무까지 생나무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씨름을 한들 생각만큼 불은 쉽게 활활 타오르지 않습니다. 보살도 퇴원하면 모래 글피쯤 메주를 쓴다고 커다란 솥 아궁이를 말려 놓으라 했는데 어쩌나. 아하, 왜 그걸 몰랐을까. 수봉은 손바닥을 …
관리자
2019-01-21 01:46:19
절집 고양이 3편
절집 고양이 3편
아침 공양 후, 수봉은 방안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손오공>을 읽을까 건넌방을 뒤져 가져온 <삼국지>를 읽을까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밖에서 끙, 하는 소리가 납니다.
"박 처사, 박 처사, 또 자나?"
밖으로 나와보니 스님이 푸른 솔가지들이 가득 쟁여진 지게를 평상에 기대어 놓고 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내고 있었습니다. 수봉이 흘러나오는 하품을 손바닥으로 …
관리자
2019-01-21 01:44:25
절집고양이 2편
절집 고양이 2편
수봉을 깨운 것은 으스스한 새벽 냉기였습니다. 비척비척 법당 쪽문을 밀고 밖으로 나오자 뜨락은 안개비에 자우룩이 잠겨 있네요. 아무래도 산사에서의 아침은 새소리로부터 시작하나 봅니다. 심호흡을 하는데 새소리가 그 날카로운 부리로 콕콕 후벼파는 것처럼 귓속이 아릿아릿해왔으니까요. 새벽의 청량한 바람이 자신들의 겨드랑이 솜털을 간질이는지 솟치며 까부는 새들의 날갯짓이 나무 가지가지마다…
관리자
2018-11-16 02:28:27
절집 고양이 1편
절집 고양이 2편
양털구름이 뭉글뭉글 피워 오르는 아스라한 산 너머로 바다가 은빛으로 반짝이는가 싶더니 붉은 허리를 그대로 드러낸 너른 황토 들녘이 눈앞에 삼삼하게 펼쳐집니다. 비닐 냄새 섞인, 짚불 태운 연기가 스미는 들길을 자동차는 잘도 달려갑니다. 들판이 끝나는가 싶자 이젠 산길이었습니다.
곳곳에 붉은 물이 들어가는 산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습니다. 동백나무, 참나무 우거진 계곡 사이사이를 휘감아…
관리자
2018-11-16 02: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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