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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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모사업회 시간 2019-01-29 14:28:52 조회수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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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7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심사평

 

■ 수혜자 및 대상 작품 : 일곱째별(본명 최경아) : 르포 「광장의 열흘, 그리고 또 하루」 외 1편

■ 심사위원회 개최 일시: 2017년 2월 8일 수요일 17:00시

■ 심사위원회 개최 장소: 신동엽학회 사무실

■ 심사 위원: 정세훈(시인), 이시백(소설가), 정우영(시인), 박일환(시인)

 

심사 경위

 

이번 제7회 조영관문학창작기금 응모에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작품이 접수되었다. 그만큼 눈여겨 볼 작품도 많았으며, 덕분에 심사위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심사에 임할 수 있었다. 시와 소설, 르포에서 골고루 좋은 작품들이 있었으나 한 명만 선택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시 쪽에서는 원숙한 기량과 뛰어난 이미지 구사력 등으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을 보내주신 분이 두세 명 정도 있었으나, 조영관이라는 이름으로 기금을 수여하기에는 조금쯤 서로 결이 어긋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 다른 공모전이라면 충분히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점을 밝히며, 다른 기회에 적절한 자리에서 충분히 조명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

 

소설 역시 두세 명의 작품을 올려놓고 검토를 했는데, 주제의식이 강렬하면 형상화가 조금 미흡하고, 구성이 탄탄하고 문장이 유려하면 독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힘과 개성이 부족해 보였다. 결국 이러한 아쉬움은 르포 쪽에서 좋은 작품을 발견하는 것으로 해소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어렵지 않게 「광장의 열흘, 그리고 또 하루」와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 두 편을 보내준 일곱째별(본명:최경아) 님의 손을 들어주기로 합의를 보았다.

 

「광장의 열흘, 그리고 또 하루」는 지난 11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촛불광장의 모습을 담았으며,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한 인권변호사의 발자국을 좇았다. 시의성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개성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요즘 다양한 현장과 사람을 다룬 르포들이 나오고, 의미 있고 좋은 작품들도 많지만, 거개가 비슷한 형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단조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기록의 충실성에만 매달려 정작 작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 비추어 일곱째별 님의 르포들은, 르포를 이런 식으로 쓸 수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르포는 이래야 한다는 암묵적인 흐름이라도 있는 것처럼 여기곤 하는 고정관념을 훌쩍 벗어던진 자리에서 일곱째별 님의 성취가 빛나고 있다. 마치소설을 대하는 듯한 독특한 구성과 작가의 사유가 녹아든 문장들은 르포가 문학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곱째별 님의 르포는 취재 대상에 대한 적절한 거리감을 두어 객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작가가 직접 작품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르포가 대상에 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함을 보여주고 있다. 르포가 그래도 되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르포는 왜 그래서는 안 되느냐는 반문을 돌려드리고 싶다.

 

고정된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틀을 만들어 보여준 일곱째별 님에게 축하를 드린다. 아울러 당선의 영예를 비껴간 모든 이들에게도 언젠가는 다른 영광이 찾아들기를 소망한다.

 

 

2017. 2. 8

정세훈, 이시백, 정우영, 박일환

 

등록일 :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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